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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아주 짧은 장면이었습니다.
퇴근길에 들른 카페에서
직원분이 먼저 인사를 건넸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지만,
그 친절을 제대로 받아서 돌려주지는 못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목 끝에서 멈췄고,
저는 그냥 컵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런 순간이 종종 있습니다.
버스 기사님이 인사를 건넬 때,
편의점에서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
식당에서 친근하게 말을 붙여줄 때.
그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상이 조금 덜 거칠게 느껴져요.
그리고 늘 같은 다짐을 합니다.
나도 그렇게 인사해야겠다.
나도 누군가의 하루를 덜 거칠게 만들고 싶다.
그런데 그 다짐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날이 더 많습니다.
이유는 늘 비슷합니다.
타이밍이 애매해서.
상대가 바빠 보이니까.
대화로 이어지면 더 어색해질까 봐.
혹은 대답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좋은 타이밍은 대체로 오지 않습니다.
타이밍이라는 건,
대부분 만들어야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특히 친절은요.
그리고 이런 건 대단한 친절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겠다는
거창한 의지도 아니고요.
다만 제가 기분 좋아졌던 그 순간을,
제가 누군가에게도 건네보는 일입니다.
돌려주는 일에 가까워요.
말을 못 걸고 지나친 날은
대부분 아무 일도 없었던 날처럼 지나갑니다.
하지만 저는 그날이 끝나고 나서야
‘말 한마디’가 실제로는 꽤 큰 선택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아마 저는 앞으로도 종종 망설일 겁니다.
목 끝에서 멈춘 말이, 또 한 번 남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도 괜찮습니다.
친절은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꾸 시도하는 사람 쪽에 더 가까우니까요.
세상이 덜 거칠게 느껴졌던 그 장면을
이번에는 제가 먼저 건네는 쪽으로.
아주 짧은 말 한마디로, 제 하루의 표정을 조금 바꿔보는 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