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금요일 퇴근길에는
집으로 향할때 돌아가곤 합니다.
평소 같으면 정류장으로 곧장 향하고,
덜 걷는 쪽을 고릅니다.
그런데 금요일에는 이상하게
빨리 집에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렇게 걷다보면
한 주를 한 번쯤 되짚게 됩니다.
일주일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어디서 버텼고 어디서 흘려보냈는지.
빨리 집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걸 잠깐 생각해보는 쪽이 더 필요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래서 걷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인 선택인데,

걸어보면 오히려 정리가 됩니다.


돌아가는 길은 시끄럽습니다.
같은 시간인데도 분위기가 달라요.
큰 도로는 여전히 바쁘고,
조용하던 골목에도 시끄러운 소리가 나곤 합니다.
가게 유리창에 비치는 사람들의 뒷모습.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가끔은 편의점 앞에서 멈춥니다.
딱히 살 게 없어도 문을 한 번 열어보고,
과자를 하나 집어 드는 날도 있어요.

집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잖아요.
주말 계획, 밀린 연락, 해야 할 집안일 같은 것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순간.
그럴 때 저는 길을 한 번 더 꺾습니다.
시간을 조금 벌어두는 거죠.
그렇게 조금은 늦게 도착하면 -
아, 그냥 빨리 올걸.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요.


다만 길을 걷는 동안

저는 일주일을 한번 훑어봅니다.
잘한 일, 못한 일의 목록을 만들려는 건 아니고요.
그냥 이 정도였구나, 하고.
다음 주로 넘어가기 전에
이번 주의 질감을 한 번 만져보는 느낌입니다.

금요일 퇴근길에 가끔 돌아가는 건,
제게 작은 습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