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새해는 잘 보내셨나요?

동이 트는 모습을 보겠다고 멀리 다녀오셨는지요.
아니면 집에서,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따라 조용히 “아, 해 떴다” 하고
하루를 시작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새해 첫날은 늘 그렇잖아요.
무언가를 잘 시작하고 싶고,
‘좋은 기분’에 몸을 한번 얹어보고 싶고요.

저는 그날, 몸이 안 좋아서 집에서 푹 잠을 잤습니다.
일출은 못 봤고, 알람도 몇 번이나 흘려보냈고요.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이미 한참 떠 있었고,
핸드폰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천천히 읽다가,
늦게라도 답장을 보내고,
물을 한 잔 마시고,
다시 잠깐 눈을 감았어요.

새해 첫날을 이렇게 보내도 되나 싶었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마음이 좀 가벼워지더라고요.

새해가 좋았던 건,
어떤 장면을 ‘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느낌을
한 번 더 받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꼭 일출을 봐야만 새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멋지게 계획을 세워야만 시작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몸이 먼저 회복하는 걸 선택하는 것도,
그 자체로는 꽤 괜찮은 시작일 수 있고요.

그리고 오늘, 1월 2일입니다.

어제의 분위기는 조금 가라앉고,

달력은 갑자기 현실 쪽으로 속도를 냅니다.

새해 첫날이 ‘기분’의 날이었다면,

둘째 날은 ‘리듬’을 다시 맞추는 날 같아요.


가방을 챙기고, 옷을 고르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꺼내는 그 과정이요.

저도 오늘은 그런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침엔 아직 몸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뭔가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오늘 할 것’만 정리했어요.

생각보다 해야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답장해야 할 연락, 밀린 정리,
책상 위에 쌓인 종이들, 손이 가야 하는 잡일들.
새해라고 해서 갑자기 인생이 리셋되는 건 아니고,
결국은 어제까지의 하루 위에 오늘이 얹히는 거니까요.

그래도 이상하게, 그런 사소한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고 나면 마음이 정돈됩니다.


“나 지금 제대로 살고 있네” 같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그냥 “응, 굴러간다”는 감각.
새해의 다짐은 아직 멀리 있어도,
일단 오늘을 굴려냈다는
사실이 은근히 든든해요.
무리해서 달리기보다,
다시 걷는 쪽으로 몸을 맞추는 날.
1월 2일은 그런 날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멀리 다녀오셨든, 집에서 쉬셨든,
혹은 평소처럼 하루를 보내셨든.
어쨌든 우리는 새해 둘째 날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만 지나면 또 주말이잖아요.
주말까지는 새해의 기분을 힘껏 느끼고,
조금 더 느긋하게 숨을 고르다가,
다음 주부터 다시 차근차근
화이팅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